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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저께 포스트 쓰면서 삐삐밴드 멤버였던
달파란 강기영, 고구마 권병준 씨에 대해 생각을 좀 해보다가 음악도 듣고
떠오른 김에 인터넷에서 검색도 깔짝깔짝하다가 떠오르는 생각들 좀 정리.
특히 달파란의 행보는 참으로 놀랍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여러 군데에서 알게 모르게 활동하고 있었다.
1.
공중파 방송에 나와서 카메라에다 대고 가운데 손가락을 쳐내민 것이나
자신들의 첫 앨범을 과감하게도 [문화혁명]이라는 타이틀로 삼은 것도.
삐삐밴드에 대한 내 인상은 참으로 '깡 세다'라는 거다.
아무것도 몰랐던 조막만한 애기였을 때 봤던 TV에서
현란한 복장을 하고 정신없이 몸을 흔들면서 무슨 뜻인지도 모를 노래를 부르던
그네들의 모습이 아직도 떠오른다. 초등학교 3, 4학년 때던가.
카메라에 침을 뱉어 '우리 청소년의 미래를 걱정하는' 언론들의 질타를 받고 그날로 TV와는 빠빠이~했던
삐삐밴드는 이후 삐삐롱스타킹으로 이름을 바꾸고 다시 등장.
공교롭게도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봤던 삐삐밴드의 모습이 바로
브라운관이 끈적한 괴물질로 더럽혀져 모두를 경악케 했던 바로 그 날이었으니.
어린 마음에 TV를 보다가 깜짝 놀랐어야 제대로일듯 싶은데, 난 제대로 된 꼬마는 아니었는지,
첫째는 생방송에서 당황했을 MBC 카메라맨들이 걱정이 됐고
둘째는 이 정신나간 듯이 보이는 밴드의 안위가 걱정이 되었었다.
'아무리 튀고 싶어도 그렇지 TV에서 이런 짓 하면 분명 오래 못갈텐데'라는 걱정을 그때부터 하다니.
이후 삐삐롱스타킹이라는 이름으로 보컬을 바꾸고 다시 나왔을 때
'아 이 밴드 아직 살아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느꼈던 1g의 반가움과 2g의 마음속 격려.
째지는 듯한 새된소리의 여자 보컬이 더 좋았다는 아쉬움은 컸지만.
그 쪼꼬만할 때 보았던 삐삐밴드의 멤버가 이윤정, 달파란이었는 줄은 정말로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이윤정 목소리 대신 들어간 남자의 목소리가 고구마의 것이었는 줄도 어떻게 알았겠냐고.
2.
이후 고구마는 원더버드라는 밴드 결성.
이윤정은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잘 모르지만 최근 다시 나온다는 소식만.
달파란은 삐삐밴드로 우리나라에 '펑크는 이런 것이다'라는 강한 이미지(?)를 가득 심어주고 들어가버리곤
일렉트로닉한 감성을 살려 CF, 영화음악 제작에 다수 참여.
중간에 달파란과 고구마가 달파란&병준이라는 이름으로 세련된 앨범을 내놓았으니.
이제서야 유행(?)하는 분위기의 곡들이 우리나라에 몇년전에 나왔었다니
게다가 지금까지 제대로 조명을 받지도 못했었다니(나만 몰랐나 쿨럭)
새삼스레 이들이 놀랍다.
3.
포츈쿠키가 처음 나왔을 때 클래지콰이와 함께 평단에서 환영받았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제대로 된 일렉트로니카가 우리나라에 없었다는 자괴감(?) 때문이었는지
어찌되었든 사실 꽤나 괜찮은 그들이었다. 둘 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좋아하고.
보통 홍대에서 적을 두고 활동하는 밴드의 경우 멤버들은 보통 그 이전에 다양한 밴드의 멤버.세션였거나
혹은 스쿨밴드의 일원이었다거나 하는 이력들이 있는 걸로 뇌리에 박혀 있었는데
포츈쿠키의 경우 멤버들이 이전에 전혀 음악활동이 없었다는 것,
그리고 둘 다 음악이 아니라 미술 전공이었다는 것이 신선했다.
사운드데이 때 밴드 뷰렛을 보러 클럽 Ssam에 갔다가 우연히 봤던 포츈쿠키의 공연.
라운지? 일렉트로니카? 흥 사람이 연주하지 않는 건 음악도 아니야!
라고 서슴없이 말하고 다녔던 당시의 무지한 나로선 상당한 감동이었다.
알고보니 이들의 첫번째 앨범을 프로듀싱한게 달파란이었다니.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엄허 이 분 지금까지 어디서 무얼하고 계셨어요오~? 라며 눈물 한바가지. 포츈쿠키 호감 한스푼 더.
이번에 나온 2집 앨범은 달파란이 빠지고 포츈쿠키 멤버가 직접 했다고 하는데
들리는 말로는 '트립합'적인 요소를 넣었다고. 킥킥킥. 아직 안들어봤는데 어떨려나.
오랜만에 듣는 이윤정의 목소리 삐삐밴드.
10년이 지났지만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은 삐삐롱스타킹.
달파란과 고구마가 여행을 다니면서 필 받는대로 만들었다는 앨범 [모조소년] 수록곡.
6번째 곡 To the Moon에서는 이상은의 목소리가 뒤에 들린다.
그리고 달파란이 제작에 참여했다는 포츈쿠키의 1집 노래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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